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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다섯 번째 온스테이지| 2011.03.03
대도시의 밤을 위로하는 그녀 목소리 '보니'




onstage대도시의 밤을 위로하는 그녀 목소리, '보니'언젠가 우리는 이런 목소리를 들었을 겁니다. 부드럽게 공간을 채우고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익숙해지는, 그래서 전형적이고 그래서 인상적인 목소리. 90년대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렇다고 복고나 재현이라는 말로만 수렴되지 않는 목소리. 촬영이 진행되는 스튜디오에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여자의 이름은 보니, 알앤비 가수입니다. - 차우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

2010년 초, 보니의 데뷔 앨범 [Nu One]을 처음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음악도 완성도가 높았지만 그때 그 목소리는, 오래 전 알았던 그러나 어느새 잊어버린 목소리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개인적인 기억을 말한다고 하겠지만, 생각해보면 음악이란 원래 개인적인 경험과 밀착되어 있습니다. 그건 어떤 찰나의 경험이고 그래서 굳이 기억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쉽게 사라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연히 어떤 계기로, 기억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던 그것이 불쑥 튀어나옵니다. 보니의 목소리는 그런 순간을 환기합니다. 이 목소리를 들은 누군가도 아마 저처럼 그런 순간을 경험할 것 같습니다.



이 날 보니는 4곡을 불렀습니다. 도시의 배경음악이라 해도 좋을 어반 소울의 정취가 물씬 흐르는 '기다릴게'와 '너를 보내도', 그리고 감미로운 러브 송인 'ResQ me'와 뜻밖에 록킹한 비트에 폭발하는 가창력을 선보이는 'Hot Soup'. 아마도 이 노래들이야말로 보니의 목소리가 가진 스펙트럼을 소개하는데 가장 적절할 것입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른 스튜디오를 한없이 부드럽고 감미로운 분위기로 가득 채우다가도 순간 강렬한 비트를 뚫고 비상하기도 합니다. 흔히 어반 스타일은 도시적 경험의 배경음악으로 여겨집니다. 빽빽하게 높이 솟은 빌딩, 동시에 켜졌다가 꺼지는 가로등, 길게 이어지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불빛, 그 길을 따라 혼자 걸어가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이런 음악으로부터 연상되는 풍경입니다. 보니의 노래는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어느 밤을, 그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한, 지독하게 행복하고 외로워 미칠 것 같던 시간을 불러옵니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 제 이름을 불러주길 바라며 살아갑니다.


보니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건 그런 순간을 보조하는 사운드를 돌파해 파장을 각인시키기 때문입니다. 이 목소리는 어디선가 들었던 것처럼 친숙하고 전형적이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목소리입니다. 이 도시에서 누군가 제 이름을 불러주길 바라는 우리는 스스로 제 이름을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높은 천정의 스튜디오를 가득 채우던 그 목소리를 들으며 어느 순간의 기억을 떠올리고, 조금은 쓸쓸한 채로 미소 짓던 경험을 여기서 나누고 싶습니다. 돌아갈 순 없지만, 물론 굳이 돌아가고 싶지도 않은 바로 그 순간의 기억을 말입니다. 앞만 보고 달리기에도 벅찬 하루하루를 위로하는 이 노래를, 독특한 인상을 남기는 이 목소리를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보니, 알앤비 가수입니다.


원문, 사진 출처 : http://music.naver.com/onStage/onStageReview.nhn?articleId=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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