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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들어갑니다. 큐!’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SBS ‘김정은의 초콜릿’이나 MBC ‘음악여행 라라라’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음악프로그램의 녹화 현장이 아니다. 케이블채널 SBS ETV의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 ‘라이브 세션’의 녹화가 진행되는 서울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 공동제작센터 안 스튜디오다. 대형 스튜디오지만 무대와 콘솔박스 외에는 텅 비어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열띤 무대를 펼치는 가수나 라이브 공연을 지켜보는 제작진이나 진지하기 이를 데 없다. 최고의 영상에 모든 악기 파트가 갖춰진 풀 밴드의 연주에 혼신을 다하는 가수의 목소리가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고 있었다.

‘라이브 세션’은 인터넷 방송을 통해 먼저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티스토어(T-Store)라는 SK텔레콤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온라인 방송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인 게 지난해 9월이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사 인플래닛(Inplanet)은 음반도 제작하는데 자사 소속 가수들을 출연시킬 방송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가수가 온전히 음악으로만 승부수를 던질 프로그램을 구상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음악 콘텐츠가 필요하던 SK텔레콤과 뜻이 맞아 프로그램을 론칭하게 됐다. 좋은 프로그램은 가수들이나 방송사도 알아보는 법. 천편일률적인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 포맷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상파와 차별화를 둔 이 프로그램의 강점을 알아본 SBS ETV가 방송을 시작한 게 지난 2월부터다.

초반에는 그렇게 알려지지 않아 가수들이 무대에 서는 것을 꺼리기도 했다. 하지만 한 번 ‘라이브 세션’의 맛을 느껴본 가수들은 다음에도 출연을 기다리게 된다. 론칭 때부터 연출을 맡아 온 정성복 PD는 “사실 처음에는 이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 알지 못하는 가수들이 많아서 섭외가 힘들었다. 그런데 한 번 무대에 서면 가수들이 얼마나 만족해 하는지 모른다”고 자랑했다. 실제 자신의 음반 소개를 하는 인터뷰 형식의 토크 외에는 말이 필요없이 그저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기만 하면 되니 가수에게는 최고의 방송 무대일 수밖에 없다.

‘라이브 세션’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에 방송되고 금요일과 일요일 밤 12시30분에 재방송된다. 프로그램은 가요계 대가들이 출연하는 ‘마스터 플레이어’, 아이돌이 밴드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쇼 앤 플러그’, 라이벌 가수 2팀의 대결을 볼 수 있는 ‘매치업’, 진흙 속에 묻힌 보석같은 실력파 가수의 무대인 ‘파인딩 주얼스’ 등의 코너로 구성된다.

요즘 최고로 잘나가는 소녀시대를 비롯해 샤이니, 이승기, 브라운아이드걸스, 2AM, 엠블랙 등이 벌써 ‘라이브 세션’의 매력을 만끽했다.

기자가 녹화장을 방문한 날에는 제국의아이들, 선민, 보니, 김태우, 조PD 등이 녹화에 참여했다. 가수별로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밴드와 여느 지상파 방송사의 라이브 프로그램보다 훌륭한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음악세계만 보여주면 된다. 그러니 흥겹게 자신의 무대를 즐기다 내려오는 모습에 모두들 만족감이 가득했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가수들이 자유롭게 발성 연습도 하고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기만 하면 되는 프로그램”이라며 “불필요한 토크나 보여주기 위한 끼 발산과 같은 게 필요없기 때문에 더욱 가수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12시간 가까운 녹화를 통해 가수 2팀당 25분의 방송 분량이 나왔다. 지금까지 어떤 라이브 프로그램이 이 정도 공과 노력을 기울인 것을 본 적이 없다. 한 마디로 ‘라이브 세션’은 음악의, 음악에 의한, 음악을 위한 프로그램인 셈이다.

스포츠월드 한준호 기자
2010/03/29 02:49 2010/03/29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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